자궁경부 이형성증 생긴 썰을 풀어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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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 이형성증 생긴 썰을 풀어보겠네-

이보통입네다 2020. 10. 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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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썰

 

바야흐로 때는 

2015년. 

처음 자궁경부 이형성증을 발견했을 때.

의사에게 설명을 들어도 바로 이해가 되지 않고,

(물론 의사는 바쁘기 때문에 내가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옆에서 붙들고 이야기할 수 없을뿐더러)

원추절제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겠지만

내가 걸린 병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알기 위해

여기저기서 정보를 찾고 헤매기를 여러 번.

 

여기서 드는 질문 첫 번째.

내가 왜 자궁경부 이형성증이 생긴 걸까?

그 원인으로는 인터넷도 의사도 똑같이 말했다.

목욕탕, 사우나로 인한 감염 이런 건 넘기고, 

(아니야. 이걸로 걸린 사람도 0.1% 있을 테니 혹시 모른다)

피부 접촉으로 인해 HPV 바이러스가 옮기 때문에,

키스 등으로도 걸리고,

정설로는 높은 확률로 성관계를 통해 생긴다.

 

특히 바이러스 16, 18번은 가장 위험하고

전 세계적으로 70% 이상의 자궁경부암에서 발견되는 고위험군 바이러스다.

HPV는 성관계를 하는 성인들이라면

70~80% 이상 갖고 있다.

이 많은 수의 성인들이 아프지 않은 이유는

본인의 면역력으로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위험군 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거나,

면역력이 약해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하는 경우,

바이러스가 자궁경부 조직을 변형시켜 

자궁경부암이 되며 재발률도 높다.

실제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이상하다 느낄 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며

완벽한 치료법도 없는 상황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생기며 여러 부작용으로 말이 많지만

이 또한 100% 치료법이 아니다.

(본인 포함)

 

나는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20살 때부터 매년 산부인과에서 자궁 관련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온 나였다.

평소 생리통이 있었으며 첫 성관계를 한 이후부터는

산부인과 검진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다 2014년 한 해 검진을 빼먹었다.

그러고 2015년에 검진한 결과가 그렇다니.

 

2015년 검진을 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

당시 2년 정도 사귀던 남자 친구의

성매매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상황도 참 이야기가 긴데

하이튼 당시 남자 친구가 

성매매를 직장에서도 친구들끼리도 

모여하는 걸 알게 되었고

결국엔 헤어졌다.

(과거 회상을 하다 보니 쓸 이야기들이 참으로 많구나. 그렇구나.)

그 당시에는 결혼도 준비하고 있었던지라

타격이 커서 방황을 했더랬다.

헤어지고 나서 조금 정신을 차릴 때쯤

바로 산부인과가 생각났다.

혹시나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2014년에 검진을 받지 않기도 했고.

그래서 간 산부인과 검진 결과가 

자궁경부 이형성증이었다.

그것도 HPV 고위험군 바이러스와 저위험군이 많이 나온.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원추절제술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나를 만나면서 감히 성매매를 하고 다녀?!

직장에서는 직장에서대로

친구들끼리는 친구들끼리대로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물 좋은 곳을 찾아다니고

그렇게 돈을 쓰고서는 나보고 

서로 월급쟁이니까 돈 아껴야 한다고 

그리 짜게 성실한 사람 행세를 해?!

뭐 욕이란 욕은 다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 생각해보니

우선 한국 남성 집단 문화에 대해

(당연히 모든 남자, 모든 집단 문화가 그렇다는 게 아니다)

성매매에 대해 우둔했고,

당시 나 또한 사람 보는 눈이 없었고,

상대방을 만날 때에 나 또한 상태가 좋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인정할 수 있었다.

 

또한 꼭 그 당시 남자 친구 때문이 아닐 수 있다.

그전에 만났던 남자 친구들로 인해 

혹은 성관계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해

이미 몇 년 전부터 내 몸에 있던 바이러스인데

그동안 검사에 나오지 않다가 

2015년에 내 면역력이 좋지 않아 똑! 하고 

발견한 것일 수도 있다.

경우의 수는 얼마든지 무궁무진하니까.

 

중요한 건

1. 성 매매한 그 당시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

=> 내 인생에서 내린 결정 중 참으로 잘한 일이었다.

=> 결혼까지 이어지지 않은 건 하늘과 조상님이 주신 기회였다.

=> 그로 인해 힘들었지만 사람 보는 눈을 키울 수 있었다.

 

2. 자궁경부 이형성증에 걸렸다.

=> 치료를 시작하였다.

=> 예전보다 더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고민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꾸준히 검진을 받고 건강을 챙기고 있다.

살면서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 경험 또한 내 인생에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남는다.

 

여성분들.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나 성관계를 하는 분들은

별 증상이 없어도 꼭 검진하세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앞으로 하나씩 이야기 쓰도록 하겠다.

(두서없음;;)

 


온라인 상에서 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보겠냐만은

같은 경험을 겪고 있거나 동감하거나 위로가 필요한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자궁경부 이형성증 글을 시작했다.

전문적이기보다는 개인적인 썰을 풀어내는 정도로 머물겠지만

심각하게 혼자만 고민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2019. 0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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