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태그의 글 목록

결혼 15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쓸모 있어진다. 쓸모 있어야 한다. 쓸모 있는 인간. 어릴 때는 공부만 잘하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고, 스무살이 넘으니 취직을 잘하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고, 서른이 넘으니 결혼을 잘하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고, 결혼을 하니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 일도 경력을 잘 키워가며, 부부 관계도 좋아야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고,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시간제 일을 구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올해 아이를 가져보자 하는 다짐 때문이었고, 또 하나는 나에게 익숙한 주 5일/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시간 조율의 체제를 익혀보고 싶어서 결정했다. 첫 번째 이유는 임신 중이니 되었고, 이제 두 번째가 남았는데......

생각 2021.05.06

진로 이즈 백 - 30대가 되어도 끝나지 않는 진로 고민

밥 벌어 먹고 사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것의 차이. 간극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없앨 수는 있는 것일까. 난 어찌해야 하는가. 내 나이 30이 넘어서도 이 고민을 하고 있을 줄이야- 오히려 나는 20대 때보다 30대에 더 진지한 진로 고민을 하고 있다. 단순히 일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의 고민도 함께. 개인적인 경험을 보자면. 20대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었기에 대학 졸업하고 다른 거 따지고 할 것 없이 (뭘 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어딜 가나 아무것도 모르는 생 초짜 신입이었으니.) 바로 일을 시작하였는데. 30대가 되니 확실히 여유가 생겼고, 예전보다는 내 취향도 있고, 사회생활도 조금 겪다 보니 진로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하게 된다. ..

생각 2021.04.23

난소 나이가 궁금하지 않소?!

내 살다 살다 난소 나이를 검사하게 될 줄이야. 상황은 이러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자가격리, 이사까지 정신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어느 정도 정리된 후, 이사 간 동네에 있는 산부인과를 찾았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기 위해서. 평소 다녔던 곳이 좋았지만 이사한 지역에서 거리도 있고, 앞으로 몇 년간은 이 동네에 살 예정이라 가까운 곳을 알아보았다. 병원 홈페이지를 보던 중. 난소 나이 검사(AMH)가 땋! 보이는 게 아닌가. '이게 뭐야?' 들여다보았다. 아이를 가질 생각은 아직 없지만 임신계획과 별도로 너무 궁금한 게 아닌가? 점점 나이 들며 시력도 나빠지고, 머리숱도 빠지고, 겨드랑이에는 없던 쥐젖까지 새로 나고, 자고 일어나면 베갯잇에 뭉개진 얼굴 자국은 하루 종일 남아있고. 몸 ..

결혼 2020.10.20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다의 의미

올여름.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 떠나기 전에 쓴 글. -------------------------------------------------------------------------------------------------------------------- 남편 직장을 한국으로 옮겼다. 내년 초에 옮길 수도 있지만 현재 미국 내 상태가 좋지 않기에 (코로나, 시위) 올여름 안에 한국에 들어가기로 했다. 3월 코로나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우리 부부의 생활은 예측이 불가능해졌다. 남편은 꾸준히 이직을 하려고 준비해왔는데 그게 덜컥! 그것도 이번에! 게다가 한국으로! 가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쁘면서도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것 일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유는 크게 2..

생각 2020.10.20

내가 서른이 넘어서 또 '데미안'을 읽을 줄이야...

처음 데미안 책을 접한 건 16살. 솔직히 그때는 책이 어려웠다. 자뻑 내음 가득한 작가가 쓴 어려운 책 정도로 치부했다. 이해도 0%. 다시 책을 본 건 23살. 당시 알바하고 남는 시간에 책을 읽곤 했다. 자뻑 가득한 책으로 기억하는데 다시 보니 달랐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을 때라 그런지 내용이 이해되고, 공감도 갔다. 하지만, 그리 재밌지는 않아 조금 시간 걸려 완독 했다. 이해도 50%. 또 다시 책을 편 건 29살. 이직하고, 독립하면서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많은 걸 했다. 여행도 가고, 취미도 배우고, 친구들을 만나는 등. 그러다 데미안 책이 생각나 다시 읽었다.(이상하게도 이 책은 가끔 생각난다.) 그때는 부모와의 경제적, 정서적 독립으로 갈등이 있었던 시기인데 와 닿는 내용..

생각 2020.10.20

겨울을 맞이하는 자세

미국 남부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겨울이다. 올해는 여기서 처음으로 큰 눈을 보았다. 그렇다고해도 땅에 눈이 쌓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동네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큰 눈이었다. 작년 12월에는 싸라기눈이 내렸는데 올해는 직접 내 눈에 보일 정도로 크기가 있는 눈이었다. 처음 눈을 본 강아지처럼 신나 베란다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눈이 보인다! 눈이 보인다! 나뭇가지와 열매에 눈이 쌓인 모습을 볼 수 있다니 - 우리 동네 겨울 날씨는 비가 주 1회 정도로 내리고, 비온 후 이틀 정도는 매우 추웠다가 다시 날이 따스해진다. 눈이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올해 내린 눈을 보니 횡재한 기분이었다. 이불을 둘둘 말아 베란다 의자에서 눈 내리는 걸 보았다. 그렇게 앉아있어도 그리 춥지 않았다. 나..

결혼 2020.10.18

나의 벽

나의 벽이라. http://youtu.be/ok6NKA5Kvlk 내 얄팍하고 부족한 인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중에 자신 있는걸 하나 뽑으라면. 새로운 시도와 추진력이었다. 20대. 누구나 그러하듯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잘하는가.' 끊임없이 찾고 또 찾았다. 어느 방향이든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무언가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해봐야 했다. 그래야 나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곧 새로운 시도와 경험이 좋았다. 막상 해보니 곧잘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내 세상이 넓어졌다. 그전까지 기껏 해봤자 같은 동네에서 초, 중, 고 나와 대학교 들어간 게 전부인 인생. 알면 뭘 얼마나 알았겠나. 몸만 큰 어른이었지. 하지만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다양한 사..

생각 2020.10.18

한없이 내가 작아질 때

다들 그럴 때 있지 않은가? 한없이 작아질 때, 한없이 움츠려들 때, 한없이 한심할 때. 돌이켜보면 많은 순간들이 생각나지만 나는 유독 결혼 후, 종종 작아진 나를 발견한다.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나는 결혼과 동시에 미국에서 살고 있다. 과거 20대 초반에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1년 지낸 적이 있다. 결혼 전, 내가 상상한 외국 생활은 호주 생활에 머물러 있었다. 그 외에 다른 조건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내 나이가 30살이 넘었다는 것, 그 사이 직장생활을 했었다는 것, 미국에 가는 이유가 결혼으로 인한 것 등등 많은 조건들이 있었으나 염두해두지 않았다. 그 결과, 미국에서 한없이 쪼그라든 내 모습을 발견했다. 제일 큰 이유는 새로운 진로 찾기에 있다. 한국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직장생활을 7년간..

결혼 202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