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동네에서 간단히 일을 보고, 집에 들어가는 길. 누군가 나에게 웃으며 다가왔다. 한국에서는 툭하면 길거리 '도를 믿으십니까' 이들에게 많은 구애를 받기에 처음엔 혹시나 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중국인 중년 남성이 길을 물으러 나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 내가 그를 의심하는 잠시의 눈초리를 느꼈을터인데 싶어서. 그는 한국어를 잘 못했다. 본인 휴대폰 문자 메세지를 먼저 보여주는데, 메신저에는 중국어와 한국어가 번역되어 있었다. '버스 정류장' 5글자로 내가 유추할 수 있었던 건 한 가지. - 그가 버스 정류장을 찾고 있다는 것. 스무 발자국 정도 걸어가면 있는 버스 정류장을 가리키며 "저기에 있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건 그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