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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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맞이하는 자세

미국 남부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겨울이다. 올해는 여기서 처음으로 큰 눈을 보았다. 그렇다고해도 땅에 눈이 쌓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동네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큰 눈이었다. 작년 12월에는 싸라기눈이 내렸는데 올해는 직접 내 눈에 보일 정도로 크기가 있는 눈이었다. 처음 눈을 본 강아지처럼 신나 베란다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눈이 보인다! 눈이 보인다! 나뭇가지와 열매에 눈이 쌓인 모습을 볼 수 있다니 - 우리 동네 겨울 날씨는 비가 주 1회 정도로 내리고, 비온 후 이틀 정도는 매우 추웠다가 다시 날이 따스해진다. 눈이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올해 내린 눈을 보니 횡재한 기분이었다. 이불을 둘둘 말아 베란다 의자에서 눈 내리는 걸 보았다. 그렇게 앉아있어도 그리 춥지 않았다. 나..

결혼 2020.10.18

내 눈깔

바보 같은 내 눈깔 내가 막 써서 아픈 내 눈깔 보는 게 구할이라는 어르신 말을 무시한 죄로 고생하는 내 눈깔 라섹 수술한 거 후회하는 주인을 만난 죄로 억울한 내 눈깔 라섹하고도 다시 나빠진 내 눈깔 그래도 라섹 전 시력만큼은 아니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천천히 다시 나빠지는 내 눈깔을 보고 있자니 짜증도 나고, 짠하기도 하고. 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눈은 피곤하고 뻑뻑하고, 봐야 할 것들은 많은데 눈깔이 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을 때, 정말 정말 후회한다 그냥 안경쓰고 살껄. 21~22살쯤 외모에 대한 관심이 최절정이 이르렀을 때, 라섹 수술을 했다. 당시 근시가 매우 심했던지라 안경을 쓰면 눈이 쥐똥만해지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나는 성인이 되면 꼭 라식/라섹 수수을 하고 싶었다. 동네에 제..

생각 20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