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태그의 글 목록

부부 3

겨울을 맞이하는 자세

미국 남부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겨울이다. 올해는 여기서 처음으로 큰 눈을 보았다. 그렇다고해도 땅에 눈이 쌓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동네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큰 눈이었다. 작년 12월에는 싸라기눈이 내렸는데 올해는 직접 내 눈에 보일 정도로 크기가 있는 눈이었다. 처음 눈을 본 강아지처럼 신나 베란다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눈이 보인다! 눈이 보인다! 나뭇가지와 열매에 눈이 쌓인 모습을 볼 수 있다니 - 우리 동네 겨울 날씨는 비가 주 1회 정도로 내리고, 비온 후 이틀 정도는 매우 추웠다가 다시 날이 따스해진다. 눈이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올해 내린 눈을 보니 횡재한 기분이었다. 이불을 둘둘 말아 베란다 의자에서 눈 내리는 걸 보았다. 그렇게 앉아있어도 그리 춥지 않았다. 나..

결혼 2020.10.18

캐나다 밴쿠버 여행기 - 넷째날, 다섯째날 시티투어버스 Hop-on, Hop-off, 쑨원 박사 중국 정원, 이름 까먹은 중식당, 가스타운증기시계, 기생충 관람, 우리 집으로 돌아가기

드디어 남편 일이 끝나고 함께 밴쿠버 시내 구경 다니기로 한 넷째날. 짧은 하루 동안 효율적으로 시내 관광을 하기 위해 시티 투어 버스를 타기로 했다. 호텔 프런트에 여러 투어 버스가 있었는데 우리와 시간대가 맞는 Hop-on, Hop-off 버스를 선택했다. 밴쿠버 공립 도서관 앞에서 버스 오는 시간에 맞춰 줄을 섰다. 우리 말고도 몇몇 관광객들이 모여있기에 찾기 어렵지 않았다. 미리 온라인으로 티켓을 예매해가도 되고, 우리처럼 버스에 타서 직접 결제해도 된다. 현금, 신용카드 모두 가능. 버스를 타고, 티켓을 사면 동그란 버스 스티커를 나눠준다. 이 버스 스티커가 있으면 버스 승하차가 가능한 장소에서 언제든 내리고 다시 타기가 가능하다. 성인 두 명 110불 정도. 버스마다 안내 방송을 틀어주기만 하..

결혼 2020.10.18

남편이 한국에 왔다!

남편의 기다긴 기러기?는 아니지만 하이튼 기다긴 솔로 생활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3주간 더 지낸 후, 우린 다시 미국으로 갈 예정이다. 남편은 일 때문에 미국에 더 오래 머물렀고, 나는 먼저 한국에 와서 지내고 있었다. 그렇게 떨어져 있던 우리는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남편을 배웅하러 인천공항을 갔다. 공항은 항상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누군가가 나올 것을 알고 기다리는 기다림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기다림이 아니기에 설렘과 애틋함이 있다. 결혼 전, 장거리 연애를 했기 때문에 공항에서 맞이하고 떠나보내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자주 했지만 오랜만에 공항에서 기다리니 매우 설레었다. 남편은 장시간 비행으로 매우 꾀죄죄해서 오겠지만 나는 그를 맞이하는 자세로 옷도 챙겨 입고..

생각 2020.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