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펑펑 쓰는데 환경 보호를 한다고요?

생각

이렇게 펑펑 쓰는데 환경 보호를 한다고요?

이보통입네다 2020. 10. 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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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아닌 나 같은 사람들은 처음 미국 생활에서 공통적으로 놀라는 것이 있다. 바로 엄청 써대는 자원.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상상 그 이상이다. 비닐봉지, 티슈, 빨대, 등등. 미국에서도 각 주마다 모습이 다르고,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내가 경험한 미국은 펑펑, 그것도 많-이- 쓰는 나라다.

 

한국에서는 '아나바다' 운동으로 학교에서 중고물품 바자회를 하기도 했고, 매주 가족 모두가 분리수거를 했다. 그래서 이런 모습들이 나에게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다. 이건 아니지 싶은 생각이 든다. 또한 한국 그 작은 나라가 그리 난리를 친들, 땅덩이 넓은 미국에서 이렇게 써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싶은 좌절감도 든다. 이것은 마치 강대국이 싼 큰 똥을 약소국이 함께 짊어지는 것과 같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그렇게 새로운 일도 아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힘 있는 나라 쓰레기는 돈 필요한 약소국에다가 넘겨버리고, 또 넘기고, 또 넘기고. 거대한 악순환이다. 한국도 다를 게 없다. 베트남, 필리핀에다가 쓰레기를 버리고 내 눈에 안 보인다- 끝- 최근 들어 잦은 자연재해와 기온 변화는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그게 돌고 돌아 어디로 가겠는가. 결국 다 우리의 몫인데.

 

Kroger 마트 카트 보관함에 붙은 개인 장바구니를 격려하는 안내판.

 

한국 마트에서는 비닐봉지 사용에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개인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게 이상한 모습도 아니고, 장바구니가 없으면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구매해서 장을 보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여기서는 기본이 비닐봉투 사용이다. 

 

처음 마트를 방문해서 놀랐던 게 점원이 작은 물건은 2개씩 해서 한 봉투, 큰 크기 물건부터는 한 아이템당 한 봉투씩 해서 물건을 넣어주더라. 봉투 수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한국에서 그렇게 많이 봉투를 써본 적이 없어 놀라기도 했고, 그런 모습이 이 동네에서는 자연스럽다는 점에 다시 한번 놀랐다.

 

아무 생각 없이 장보면 비닐봉투 더미에 살게 된다

 

나도 뭐라 할 게 못된다. 처음에 놀란 마음도 잠시. 장보기 편리함과 바쁜 일상에 환경오염이고 나발이고 잊고 살았다. 

몇 달 장을 보니 엄청난 비닐봉지를 얻게 되었다. 집안 청소할 때, 요긴하게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이는 필요 없는데. 글 쓰면서 다시 반성한다. 

 

이 동네 살면서 장보는 패턴이 한국에서와 많이 달라졌다. 한국에서는 걸어가면 금방 마트고, 마트에서 집까지 걸어갈 수 있으니 신선한 채소나 필요한 재료를 당일날 바로 살 수 있었다. 때문에 작은 장바구니 하나에 넣고 갈 수 있는데, 여기는 뭐든 차로 이동해야만 갈 수 있으니 한꺼번에 장을 본다. 차로 자주 마트 가는 것도 귀찮고, 일이 있으면 가기도 쉽지 않고 해서 한 번 장 볼 때, 1주일 혹은 보름치를 한꺼번에 본다. 그러다 보니 장보는 양도 많고, 아주 큰 장바구니가 아니고서야 다 넣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는 지난번에 구입한 이케아 백을 가져가려 한다. 우선 셀프 계산대에서 사용해봐야지. 점원이 계산해주는 것도 좋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Kroger는 기다려야 하는 줄이 길고, 점원이 계산해주는 줄은 2인 1조로 한 명이 계산하고, 한명이 바로 비닐봉지에 넣어버리니. 다음 장 볼 때, 사용해보고 글 남겨야지.

 

오늘 글은 내 행동에 대한 반성이자 앞으로 고쳐나가고자 되새기는 내용이다.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그냥 사는 대로 살게 된다는 표현이 딱 떨어지는 글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 

 

2019.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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