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일자리 후기 1 - 저희 언제 일 시작하나요?

경험

한국판 뉴딜 일자리 후기 1 - 저희 언제 일 시작하나요?

이보통입네다 2021. 1. 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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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젠가 기록을 남겨야겠다 생각했던 경험 중 하나.

한국판 뉴딜 일자리 체험.

 

 

참여했던 뉴딜 일자리 사업은'사회적 경제 생태계 구축 지원사업 조사원'

주 업무는 지역에 있는 사회적 경제 기관이나 관련 자원을 조사하여 데이터를 모으는 일이었다.

한마디로 사회적 경제 관련된 설문지 작성을 부탁하고, 설문이 완료된 자료를 받아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다른 분야의 뉴딜 일자리를 경험한 이들의 후기를 보면 '이건 21세기판 인형 눈 붙이기다, 유치원생들도 할 수 있는 일이다' 등 업무가 쉽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조사원 활동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성인들과 만나 설명해야 하는 일이었고, 사회적 경제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어야 진행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뉴딜 일자리에 참여한 이유는 내가 결코 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 상태이기도 했고, 나이가 청년층에 속했고, 지역에 어떤 기관들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1차 서류 제출하고, 2차 면접을 보고, 조사원으로 참여하였다. 여기서부터 자세히 내용을 기록한다.

 

 

 

* 업무 조건 *

- 주 20시간 / 주 5일 하루 4시간씩 근무

- 업무 기간: 9/14 ~ 12/13

- 월급 대략 80만원(2020년 최저임금 준수 8,590원)

- 현장/재택 근무 혼합

- 1차 공통조사 + 2차 특화조사로 크게 2가지 조사 진행함

 

 

 

<1단계 - 교육 기간>

내 멋대로 제목을 붙여봤다. 교육 기간. 당시 함께 참여한 조사원은 20명 남짓. 각자 신청한 업무 시간 별로 달랐는데 주 20시간, 주 30시간, 주 40시간으로 나뉘었고, 나는 주 20시간을 신청했다. 모두들 사회적 경제에서 일하거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아니었기에 기본 교육이 필요했다.

 

코로나로 인해 다 같이 모여 교육받진 못했고, 각자 공간에서 줌으로 교육받았다. 사업 설명, 사회적 경제 개념, 지역구 상황, 실무 교육 등. 충분히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들었다.

 

그렇게 교육만 10월 첫째 주까지 계속되었다. 9월 셋째 주부터 시작했으니 3주 정도 걸린 셈인데. 교육 양에 비해 교육 시간이 많았다.

 

사업을 수행하는 실무자도 난감해 했다. 조사원들이 물어보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교육을 하느냐, 일은 언제 시작하느냐.' 실무자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직 공통조사 설문지와 관련 자료들이 내려온 게 없어서요." 

 

교육하는 내내 느꼈다.

뉴딜 일자리 사업은 급하게 처리하는 사업인가?

중간 관리자, 실무자들도 난감하겠구나.

 

교육 기간 내내 교육 자료를 미리 받지 못했다. 미리 읽고 숙지할 필요가 있어 자료를 요청했지만 실무자는 말했다. "자료가... 교육 당일 새벽 6시 넘어서 내려와서요. 미리 못 드려 죄송합니다." 이건 누가 봐도 실무자가 사과할 문제가 아니지 않나. 학교에서 PPT 발표할 때도 적어도 전날, 자료를 완성하고 공유하는데. 국가사업이라는 곳에서 교육 당일 날, 자료를 보내니 당연히 내용 검수하는 시간도 부족할 거고, 교육을 받는 조사원 입장에서도 뭐 일을 이렇게 진행하나- 싶었다.

 

교육 마지막 주에는 그동안 받은 교육을 각자 자습 시간을 가졌다. 자습은 개뿔. 그 시간에 집에서 오징어 뜯으며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일 시작은 하는거겠지? 국가에서 하는 사업이니 어찌하든 진행은 할 텐데. 이 찝찝하고 기분 나쁜 건 뭐지? 그리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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