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을 갔었지 - 남산코스(남산투썸, 101번지남산왕돈까스, Flask카페) 2

생각

남산을 갔었지 - 남산코스(남산투썸, 101번지남산왕돈까스, Flask카페) 2

이보통입네다 2021. 4. 1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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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남산을 가서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내 기분과 함께 날씨도 쌍으로 좋아주시니!

 

2021.04.13 - [생각] - 남산을 갔었지 - 남산에서 들었던 생각 1

 

남산을 갔었지 - 남산에서 들었던 생각 1

봄이다. 완연한 봄. 어제 내내 비가 오고, 날이 살짝 쌀쌀했다. 일이 늦은 오후 시간대라 오전부터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었다. 이제는 내가 밖에 나가고 싶다 해서 아무 때나 나갈 수 없는 환경

leenormal2.tistory.com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시원한 바람(사실 약간 쌀쌀하긴 했다. 하지만 내 행복 무드를 이따위 바람 때문에 망칠 순 없지.), 공기, 나처럼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서로 거리두기가 어려울 만큼 붐비지 않아서 찬찬히 공기도 쐬며 사람 구경도 하였다. 남산의 특징은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꽃처럼 알록달록한 등산객, 점심 먹고 산책 나온 직장인, 커플, 가족, 친구 등. 예전에는 외국인 비율이 높았다면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만 제외하고 사람들 모습은 예전과 비슷했다.

 

강아지와 주인들 - 하도 강아지 이름을 많이 불러서 절로 기억남

젊은 남성 직장인 둘 - A: "은퇴? 은퇴하면 뭐하게?" B: "은퇴해서 여기 누워만 있어도 존나 행복하겠다."

10명 알록달록 남녀 산악회 - "이리와봐들. 자. 여기 서. 딱 서. 어이. 하나, 둘, 셋. 끝내주네, 끝내줘."

가족 셋 - "옛말에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카더니. 느무 좋다."

남자 셋 - 헐렁한 운동복으로는 가려지지 않는 탄탄한 몸과 기럭지, 조막만한 얼굴, 뽀얀 얼굴. 마스크 내리고 셋이서 사진 찍던데 봐도 누군지 모름. 분명 연예인인 듯 함. 아이돌인가. 나에게 남자 아이돌은 2PM에서 멈춰있는데.

 

변태 같지만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참 쏠쏠했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인사하며 강아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와서 신난 사람들이나. 전에는 평범하게 봤던 모습들인데. 그날따라 되게 오랜만에 보는 것만 같았다. 이 망할 코로나.

 

어제 내린 비로 날은 청명했지만 바람이 불면 쌀쌀했다. 바람과의 싸움에서 5분만에 지고 일어섰다. 그래도 좀 더 앉아있고 싶은 마음에 남산 투썸에 갔다. 

 

 

남산 투썸.

 

 

남산타워 입구에 있는 투썸은 바로 찾기 쉬웠다. 따듯한 커피 한잔 하면 추위가 가실듯하여 주문했다. 당연히 내 최애템 텀블러를 사용했다. 텀블러 쓰면 300원 할인. 

 

 

텀블러 사용. 300원 할인. 저건 세번째 손가락 아님.

 

 

커피를 받자마자 다시 앉았던 곳으로 돌아왔다. 다행이도 자리가 비어 있었다. 따뜻한 커피 한 모금과 남산 풍경.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내 최애템. 클린켄틴. 다음에 요것만 따로 포스팅해야겠다.

 

 

호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슬슬 허기졌다.

올 때부터 벼르고 있었던 남산왕돈까스를 먹으러! 내려갔다.

35분 정도 남산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면 케이블카 타는 입구가 나온다. 그 옆으로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남산의 명물이 된 남산왕돈까스 음식점이 연달아 있다. 여전히 사람과 차들이 붐비는 곳을 지나가는데 호객행위도 있었다.(남산에서도 호객행위가 있었던가?) 하지만 내 목표는 101번지 남산왕돈까스 본점! 평이 좋아 가보았다.

 

 

* 101번지 남산왕돈까스 본점

- 서울시 중구 소파로 101 (명동역 3번 출구에서 500m)

- 매일 연중무휴 10:30~22:00

- 단체, 주차, 발렛파킹, 포장, 예약

 

 

 

코로나여도 여전히 남산왕돈까스 거리는 차와 사람들로 붐빔.

 

 

처음 가 본 101번지 남산왕돈까스 본점은 역시나 사람이 많아 웨이팅이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웨이팅을 안내하거나 확인하는 직원이 없어 손님들이 번갈아가며 물어보고, 되물어보기를 반복해야했다. 그러다 보니 기다리는 손님들끼리 순서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서로 순번을 헷갈리는 경우가 있었다.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직원분들은 친절했다. (사람 한 명 더 쓰지.)

 

점심시간이 한풀 꺽일 때, 가서 그런지 기다린지 5분도 안 되어 자리를 배정받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빠름의 민족답게 말했다. "원조 하나요." 빠르고 정확한 직원의 고갯짓. 난 알 수 있었다. 이 곳은 아주 스피디하다는 것을. 

 

1분 만에 나온 스프. 3분 정도 걸린 원조왕돈까스.

 

 

오뚜기 스프.

 

원조왕돈까스 가격 9,800원.

 

원조왕돈까스는 내 손바닥 2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크기. 뚜둥!

역시나 내 기억 속의 모습과 그대로 시원한 고추 한 개와 마카로니, 샐러드, 밥이 함께였다.

 

예전 같으면 돈까스를 다는 못 먹어도 한, 두조각 남겼는데 이젠 나도 나이가 들었나... 2/3도 못 먹겠더라ㅠㅠ 슬프다. 나이 듦이여.

 

시원한 사이다와 함께 먹으면 넘어가려나 생각했지만. 너무 배부르게 먹으면 일할 때, 부대낄까 봐 먹기를 멈췄다. 반 정도 먹었을 때부터 느끼하게 물리더니 배가 불러 더는 먹을 수 없었다. 적당히 한번 왕돈까스 사이즈도 보고, 먹어본다 정도로만 생각하면 괜찮은 정도. 와! 너무 맛있어서 또 먹고 싶다!로 열광할 정도는 아닌 듯. 돈까스만 따로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도록 판매도 한다.

 

 

배부른 배를 부여잡고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예전 기억에 명동과 남산 뒷골목 사이사이에는 게스트 하우스가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들 찾는 곳으로 아기자기 귀엽고 개성 있는 곳이 많았다. 

 

내 기억과 맞게 중간중간 게스트하우스들이 보였다. 안타까운 건 다들 문을 닫았다는 점. 코로나로 타격을 입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그러던 중 발견한 Flask 카페.

 

 

* 플라스크(Flask) 카페

- 서울시 중구 퇴계로 20길 13, 2층(명동역 3번 출구에서 144m)

- 매일 10:30~20:00

- 단체석, 주차, 포장, 무선 인터넷, 화장실, 장애인 편의시설, 제로 페이

 

 

 

 

Flask 카페.

 

 

건물 전체가 Flask로 복합 문화공간으로 소품샵+카페였다. 음료가 땡겨 바로 카페로 들어갔다.

들어가니 카페보다 매장 느낌이 물씬 났다. 카페 테이블로만 자리를 채운 공간이 아닌 절반은 소품 전시 및 판매, 절반은 카페 테이블 공간. 느낌적인 느낌을 원하는 사람들에 추천. (이 표현이면 다들 대충 뭔지 알리라.)

 

 

다양한 소품들. 색이 봄날같이 예쁨.

 

 

문구류 및 가방도 전시 판매중.

 

 

카페 공간

 

 

카페 내부 공간

 

 

배가 불러 소화할 겸 주문한 작설차.

 

 

이 곳 커피가 시그니처라고 하는데 가서 작설차 시키는 청개구리.

전반적인 카페 분위기는 조용하고, 감각 있다. 나처럼 노트북 가져와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다수 보였다.

화장실도 깔끔해서 조용하게 커피 마시기 좋은 공간이었다. 소품샵 구경 겸 커피 마시기에 추천.

 

 

이 날은 아침부터 빨빨거리고 다니느라 퇴근 후, 피곤하긴 했지만 알찬 날이었다.

여유롭고도 바쁘게 보낸 시간. 감사하게도 좋은 날씨와 온전한 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호화로웠다. 

하루 잘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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