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 갔었지(덕수궁, 돌담길, 산채향, 북한산 제빵소)

생각

덕수궁에 갔었지(덕수궁, 돌담길, 산채향, 북한산 제빵소)

이보통입네다 2021. 4. 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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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아도 너무 좋은 날.

며칠 지나면 봄이 후딱 가버릴 것만 같은 날.

친구를 만나 덕수궁을 걸었다.

 

 

화창한 날. 덕수궁.

 

 

시청 옆 덕수궁.

초등학교 여름방학 숙제하러도 가고,

근처 맛집 찾아가면서도 가고,

시청 일 보러 가면서도 가고.

자주 갔던 장소.

 

 

http://www.deoksugung.go.kr/

 

문화재청 덕수궁

덕수궁관리소 공무직 등 근로자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 및 면접일정 공고

www.deoksugung.go.kr

 

 

성인 입장료 1,000원 내고 들어간 덕수궁에서는

친구와 사는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수다를 하며 걷는데.

크아- 중간중간 좋은 풍경에 치였다.

이야기하다 한 번 보고,

벤치에 앉아 또 한번 보고를 반복.

 

 

덕수궁 입구부터 색감 치임-

 

 

솔방울과 기와가 너무 잘 어울려서-

 

 

저 너머 보이는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친구와 일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조직 사회의 어려움과 문제를 토로했다.

사람이 백이면 백 다 맞을 순 없지만

어쩜 이렇게들 생각이 다를 수 있지?!

다름의 차이에 놀라고,

함께 공통의 일을 해야 하는데에 놀라고.

 

시간과 경제적인 자유,

내가 원하는 바대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개인사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는 

짤막한 결론을 내고.

 

조직에 속하지 않고서도 

먹고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궁리했다.

 

그러다 배꼽시계가 너무 울려대서

밥 먹으러 갔다.

(배고픔 앞에 일 고민은 사치였던 듯.)

 

 

노랑, 초록 색감-

 

 

봄날 돌담길의 분위기에 치이기 전에

사람에 치일 뻔-

한창 직장인 식사시간과 겹치기도 했고,

날이 좋아 밖으로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돌담길 근처 맛집은 가긴 글렀다 싶어

광화문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걸은 덕수궁 돌담길-

 

 

옛날 내음나는 골목길-

 

 

광화문 쪽으로 지나가다 발견한 골목길.

옛 골목길 감성으로 만들어놨다.

 

 

새로 태어난 새문안극장.

 

 

초등학교 때만 해도 동네 사진관 많았었는데-

 

 

친구와 걷다 발견한 더덕 전문 한식집.

건강한 냄새와 맛있어 보이는 메뉴판에 홀려 들어갔다.

 

 

* 산채향

-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길 6 (신문로1가 58-21)

- 매일 11:30 ~ 21:30

- 더덕구이정식 19,000원 / 더덕장어구이정식 26,000원 / 더덕보쌈정식 23,000원 / 더덕보리굴비정식 25,000원 / 더덕떡갈비정식 24,000원

 

 

 

 

음식점 입구에 아기자기한 정원이 있다.

 

 

둘 다 너무 배고파서 괜찮겠다! 싶어 들어간 건데.

가격이 높았다;;

다시 나갈까 하기도 했지만

배도 고팠고, 더덕 냄새도 좋아 먹기로 했다.

(가격대가 있는 한정식집입니다. 여러분.)

 

2층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테이블을 보니

지그재그 혹은 중간에 빈자리를

만들어 놓지는 않았지만

자리마다 옆에 투명 칸이 설치되어 있었다.

 

맛집인지

자리마다 사람들이 꽉 찼다.

우리는 더덕구이 정식 2인을 주문하고는

또 못다 푼 수다를 떨었다.

(이쯤 되면 못다 푼게 아니라 그냥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거다.)

 

반찬상이 금방 만들어지고,

더덕구이 정식이 준비되었다.

직원분들의 손놀림이 빨랐다.

 

 

더덕구이 정식 2인 38,000원. 완전맛!

 

 

나온 반찬들은 다 맛있었고,

특히 메인 요리인 빨간 더덕구이!

양념도 좋았지만

더덕의 향과 아삭한 식감이

깔끔하게 맛있었다.

 

사진에 잘 안 보이지만

밥과 불고기에도 더덕이 들어있다.

 

처음에는 가격대가 있어서 놀란 마음.

맛있는 음식으로 만족했다.

다음에는 가족이랑 같이 가야겠다!

강추!!

 

 

밥을 싹싹 다 먹고,

친구가 아는 카페를 찾아갔다.

산채향에서 걸어서 5분 거리? 도 안 되는 곳에

빵과 커피를 파는 카페가 있었다.

 

 

* 북한산 제빵소 광화문점

-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2길 10(경복궁역 7번 출구에서 466M)

- 평일 11:00 ~ 19:00 / 주말 11:00 ~ 20:00

 

 

 

건물 통째로 카페였는데 

입구부터 사람이 많았다.

예전 주택을 개조한 듯

2층 구조에 앞마당이 있었다.

 

 

날 좋을 때, 야외 테이블 자리가 명당-

 

 

빵 나오는 시간.

 

 

점심시간 후, 바로 갔던지라

아직 빵이 종류별로 있었다.

친구 말에 의하면

오후 3, 4시만 돼도 빵이 없다는-

 

이 곳 카페 분위기는

마치 작은 정원이 꾸며진 집에서

빵과 음료는 먹는 기분이랄까.

밥 먹고 바로 가서 그런지

유달리 맛나다 보다는

공간이 주는 탁 트임과 싱그러움이 좋다 정도.

 

날씨가 좋은 날,

친구랑 편히 수다하고 싶은 날,

넓은 자리에서 노트북 작업하고 싶은 날,

찾고 싶은 공간이었다.

 

 

카페 1층 빵과 커피 주문 공간- 오른쪽에는 실내 테이블도 있다.

 

 

빵 종류가 다양했다.

 

 

픽업 공간.

 

 

2층 샹들리에.

 

 

2층 한켠에 있는 작은 실내정원.

 

 

날씨 좋은 날에는

1층 앞마당과 2층 테라스에 마련된 자리에 

앉는 게 최고일 듯.

우리는 운 좋게 2층 테라스 끝자리에 앉았다.

또 한바탕 수다 삼매경-

(2층 실내에도 테이블이 많아 노트북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친구가 일하면서 배고플 때 먹으라고 챙겨준 쿠기- 

 

 

세상사 다 장단점이 있다지만

미국에 살 때,

사람들에 매이지 않아 좋았지만

한편으론 친구들과의 수다가 아쉬웠다.

시간대도 다르고,

지금처럼 오랫동안 이야기하기도 힘들고.

그에 비해 지금처럼

마음껏 만나 수다할 수 있는 지금이

참 감사했다.

 

20대 때는 30대가 되면

어느 정도 내자신이 완성이 되고,

진로나 직업에 대한 고민,

인생사 고민 등이

어느정도 해결됐을 거라 상상했는데.

살아보니 이건 웬걸.

죽을 때까지 고민하고, 시도하고, 또 고민하고를 반복하는게

인생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문득 까마득해졌다.

 

지금도 모르겠는데 20대에는 얼마나 더 막막하고 어려웠을까.

그래서 내가 그 난리를 쳤던 걸까.

 

인생에 해결책이라는 건 애초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냥 그때, 그 시기에,

내가 맞다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 걸 하며 사는 거.

인생에 엄청난 의미와 

대단한 뜻이 있는게 아니라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미 부여하며 사는 것일 뿐.

 

이상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되지 못해도

부끄러운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부족한 사람일 순 있어도

부당한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친구와의 대화에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은 하루였다.

 

고마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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