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에 갔었지 - 달라진 북촌 풍경(삼청동길, 풍년쌀농산, 골목길카페, 고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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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에 갔었지 - 달라진 북촌 풍경(삼청동길, 풍년쌀농산, 골목길카페, 고디바)

이보통입네다 2021. 4. 1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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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감사하게도 좋은 날씨가 연속이던 봄날.

북촌에 갔다. 20대 젊은 시절 많이 다녔던 곳 중 하나다. (글을 쓰다 보니 생각보다 여기저기 많이 다녔다.)

 

경복궁은 여러번 갔으니 패스-

지난번 경복궁 야간 방문 사진을 한번 더 보는 것으로.

 

 

휘엉청 밝은 달과 함께 했던 작년 가을 경복궁. 이 날 사람 진짜 많았는데-

 

 

경복궁역에서 내리자마자 봄내음이 물씬 풍김

 

 

몇 달 전 엄마랑 오랜만에 북촌에 갔을 때, 너무 놀랐다.

사람으로 미어터지던 삼청동길, 북촌 한옥마을의 가게가 많이들 문 닫았기 때문이다. 전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큰길보다 항상 뒷골목을 다녔는데. 이제 큰길 가도 텅텅 비었다.

 

다시 와보니 여전히 임대 붙은 곳이 많았고, 특히 지난번에 엄마랑 같이 갔던 카페도 문을 닫았다. 그 몇 달 사이에ㅠㅠ

 

 

정원에서 커피 한잔 좋았었는데-

 

 

내가 갔던 시간에는 점심시간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었고, 나머지는 나처럼 구경 나왔거나 데이트하러 온 사람들 정도. 지난번 명동도 그렇고, 그동안 서울에서 바글바글했던 사람들은 관광객이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서울이 천만 도시라지만 한국 사람들이 매일 다니면서 그 많은 소비를 하는 건 아녔을 테니까. 상인들의 마이너스가 얼마나 될지 상상도 못 할 수준일 테다.

 

따스한 봄볕과 맑은 하늘을 보며 기분은 좋았지만 텅 빈 가게들을 보니 마음은 무거웠다. 우리 집도 가게를 했었으니까. 사업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공감 가더라. 다시 기분 전환하러 맑은 하늘길을 올라갔다. 뭐니 뭐니 해도 북촌은 높은 경치니까.

 

 

아직까지는 정겨운 동네 계단정도로 생각하지?

 

 

이것이 바로 급경사로 내리찍는 천국의 계단이다-

 

 

오랜만에 옛날 코리아 사우나 굴뚝

 

 

드라마 촬영이 잦은 곳이란다.

 

 

땀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다 찾은 풍년쌀농산.

이곳은 쫀득한 떡으로 북촌에서 유명한 분식집이다. 대학생 때부터 다녔는데 맛은 어렸을 때, 먹었던 떡볶이 그 맛! 예전에는 여기에 쌀 가마니도 쌓여있고 했던 기억이 있는데, 가마니는 못 봤고 공간이 더 깔끔해졌다.

 

 

* 풍년쌀농산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5가길 32 (안국역 2번 출구에서 667m)

- 매일 12:00 ~ 20:00 / 화요일 휴무

 

 

 

떡볶이 맛, 조그마한 포크까지 과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가격은 사악하지. 그래도 북촌 오면 자주 찾는다. 이상하게 잘 차려진 밥상보다 요런 분식이 땡길 때가 꽤 있거든. 

 

 

가격은 어른스럽고, 맛은 아이스럽다.

 

 

풍년쌀농산하면 많이들 찾는 조합이 분식류+식혜 혹은 분식류+빙수.

하지만 나는 따로 찾는 꿀조합이 있다! 바로 분식류+캔맥주!

 

 

떡+순+맥 9,000원.

 

 

전에는 식혜와 분식을 먹었는데 한 번은 너무 날이 더워서 캔맥주랑 같이 먹었더니 꿀맛이었다! 이 날은 일교차가 심하다고 해서 두껍게 껴입고, 삼청동길을 돌아다녔더니 너무 갈증이 났다.

 

앉자마자 주문을 하고, 캔맥주를 따서 한 모금하는 순간! 캬! 이것이 어른의 맛인가?! 이런 거 먹으려고 돈 버는 거지! 정말 만족스러웠다. 쫄깃한 떡볶이와 애정하는 순대까지 함께 곁들이면 대만족!!

 

분식류+캔맥주 강력 추천!

진짜 다들 한 번만 이렇게 잡솨봐.(풍년쌀농산과 아무런 관계없음)

특히 더운 여름이나 돌아다녀서 힘들 때!

 

풍년쌀농산은 주문하고 선결제해야 한다. 포크가 작아서 자꾸 음식을 떨굴 수 있으니 주의! 

위가 예전 같이 않아 다 못 먹고, 떡볶이를 남겼다. 하- 위가 예전 같지 않아 슬프다.

 

 

두번째로 갔던 골목길 카페.

(지도 못 찾겠다;;)

 

이 곳은 몇 년 전 우연히 친구와 들렸던 곳인데 맨 꼭대기 테라스 경치가 좋았다. 되게 오랜만에 가는데도 영업을 해서 기쁜 마음으로 들어갔다. 1층은 주문만 받고, 2/3/4층에 차례로 자리가 있다. 맨 꼭대기 층에는 5자리 정도 테이블이 있다.

 

 

이 곳은 테라스 장소가 예쁩니다.

 

 

1층에 들어가니 한 명이 주문받고, 음료를 만들고 있어 나는 먼저 4층에 자리를 잡고 다시 내려왔다. 그게 불쾌했던 걸까. 주문받는 사람은 앞에 패드를 탁탁 치며 주문하라고 안내했고, 대뜸 옥상 테라스는 이용이 1시간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직원의 행동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알겠다고 답하고, 주문했다.

 

날씨 한번 끝내주게 좋긴 했는데, 햇빛이 너무 따가워서 10분 정도만 앉아 있다가 다시 내려왔다. 3층에는 소리가 큰 사람들이 있어 2층으로 내려왔다. 

 

뒤에서 커피 내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길래 돌아보니 2층 내 자리와 1층 커피 주문받고, 만드는 곳이 반쯤 뚫려서 음료 만드는 공간이 보였다. 

 

그 사이 다른 사람들이 몇 팀 와서 주문을 하는데, 커피를 시키니 안내하는 사람이 "커피 원두 선택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나도 아메 시켰는데 왜 원두 이야기는 안 해주었지? 그러고는 사람들이 결제하고 자리를 잡는 순간에도 나에게 말했던 옥상 테라스 이용 1시간에 대한 안내하지 않았다. 

 

상황과 입장차가 당연히 있겠지만 다른 손님들에게 하는 것을 본 이후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굳이 이 곳에 일부러 오래 있을 필요도 없겠다 싶어 카페에서 나왔다. 오래간만에 좋은 테라스 풍경 보고, 마음은 불쾌했다.

 

 

시간을 좀 더 보내고 싶어 삼청동 거리 위쪽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본 고디바.

 

* 고디바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12

- 매일 12:00 ~ 20:00

- 지역화폐(카드형, 모바일형)

 

 

 

고디바의 핫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었는데, 이 지점에서는 안 된다고 하여. 예상치 못하게 따스한 다크 초쿄 음료를 주문.

 

 

고디바 삼청점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안되요ㅠㅠ

 

 

고디바 가면 초콜렛 구경이 쏠쏠

 

 

2층으로 올라갔다. 근데 오호!

내가 올라오니 2층은 텅텅 빈 게 아닌가. 진짜 대박이다. 이렇게 사람이 없다니... 나야 편히 이용해서 좋긴 했지만.(고디바도 곧 망하는 게 아닐까...)

 

 

2층 공간 혼자 다 사용했다-

 

 

아주 편안하게 사용한 2층자리.

 

 

덕분에 마스크도 편히 벗고, 자리를 잡았다. 아래는 처음 주문해본 다크 초쿄.

내가 이걸 왜 이제야 먹어보나 싶은!! 찐한 초쿄의 맛!!

하지만 달지 않고, 쓰지도 않은. 깊은 초쿄의 맛에 정말 빠져들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고디바 음료를 먹는구나! 싶었다.

완전 강추!!!

자꾸 추천해서 뭐한데, 그래도 강추!!

 

 

넌 나에게 신세계를 보여줬어- 다크 초쿄 6,500원

 

 

이번에 방문한 북촌에서는 시간을 즐겼다. 예전에는 거리마다 사람이 그득그득해서 정신없이 다니기만 했는데. 이제는 주변도 천천히 둘러보며 다닐 수 있었다.

 

걸으면서 드는 생각.

다시 한번 내가 하고 싶은 활동, 일, 일의 방식에 대해서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 시간과 공간에 매여하는 일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에서 한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런 게 프리랜서의 매력이구나! 싶었다.

 

물론 프리랜서를 하려면 그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고, 상황도 바뀌어야겠지.

 

내가 프리랜서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야겠다. 지금처럼 파트직을 하면서 그 외 시간을 좀 더 자유롭게 쓰면서 할 수 있는 일도 괜찮겠다.

 

경단녀의 상황이 한편으로는 불안하고, 어려운 지점들이 있지만.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니. 계속 직장에 있었다면(특히 30대가 넘어서는) 직장 나와서 새로운 시도하기 굉장히 어려웠을게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늘의 시간 또한 감사하다.

 

잊어버리지 않게 기록. 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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