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생각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이보통입네다 2021. 5. 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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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쓸모 있어진다. 

쓸모 있어야 한다.

쓸모 있는 인간.

 

어릴 때는 공부만 잘하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고,

스무살이 넘으니 취직을 잘하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고,

서른이 넘으니 결혼을 잘하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고,

결혼을 하니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 일도 경력을 잘 키워가며, 부부 관계도 좋아야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고,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시간제 일을 구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올해 아이를 가져보자 하는 다짐 때문이었고,

또 하나는 나에게 익숙한 주 5일/풀타임이 아닌 파트타임/시간 조율의 체제를 익혀보고 싶어서 결정했다.

 

첫 번째 이유는 임신 중이니 되었고,

이제 두 번째가 남았는데.......

지금 이 두번째 이유를 제대로 못하고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

 

파트타임, 시간제 일을 하려면

나만의 무기, 나만의 특색이 있어야

그걸 가지고 활동을 할 텐데. 

아직도 그 무기를 찾지 못했고, 아니 정확히는 망설이고 있다.

 

나에게 무기는 

1. 사회복지

2. 한국어교육

3. 시민단체

 

지금으로는 이렇게 3가지인데.

3가지 분야에서 파트타임은 다 장단점이 있다.

정리해보자.

 

1. 사회복지 

1) 장점

- 단기직, 시간제 일자리 수 많음.

- 찾고자 하면 내 경력, 자격증으로 일 구하기 어렵지 않음.

2) 단점

- 풀타임도 벌이가 좋은 직종은 아니기에 시간제는 벌이가 더 야박함.

- 아직은 풀타임 체제가 더 익숙한 직종임.

- 단기직, 시간제 일자리는 많으나 처우가 좋지 않을 수 있음.

- 하기 싫은 서비스직 마인드 일이 많음.

 

2. 한국어교육

1) 장점

- 자격증, 실습 경험이 있음.

- 하면 스스로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 있음.

- 학교, 다문화센터 등에도 지원 가능함.

- 한군데 계약을 끝마쳐도 한국어교육 스킬은 내 것으로 남음.

2) 단점

- 자격증 남발로 경쟁률이 높음.

- 시간당 2만, 3만원에 단기 계약직이다 보니 벌이가 약함.

- 이 또한 계약직이라 자주 옮겨 다닐 수 있음.

 

3. 시민단체

1) 장점

- 내 성향, 관심사와 잘 맞음.

- 예전 경력으로 기본은 함.

2) 단점

- 벌이가 약함.

- 소규모 단체가 많기에 운영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

- 소진되기 쉬움.

 

 

이렇게 정리해보니.

2번 한국어교육이 괜찮다?!

 

올해도 시간제 일을 구할 때, 한국어교육을 같이 알아볼까 고민을 했었는데 포기한 이유는.

자격증 받은 후에 바로 미국에 갔기에 그동안 공백이 있었고, 경쟁률도 높아 망설였다.

내가 지원해서 해볼 수 있을까. 잘할 수 있을까.

물론, 벌이가 너무 낮은 것도 애석하긴 했지만.

 

벌이가 약하지만 대신에 

다른 곳을 함께 2군데 일을 한다 치면

시간 대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또한 한국어교육을 일의 중심으로 놓고,

그 외 시간에는 관심있는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거나

개인 시간을 쓸 수도 있다.

 

흠. 

내년에 아이를 낳는다 해도

파트타임이라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도 괜찮을 것 같고.

 

글로 써보니 마음도 같이 정리가 된다.

 

 


 

 

불안, 걱정, 두려움, 무서움, 어려움, 스트레스.

 

 

모든 일이 그러하듯 항상 처음이 어렵다.

미국가서 유학 준비한다고 몇 년만에 공부했을 때도 그러했고,

다시 한국에 들어가서 살기로 결정했을 때도 그러했고,

아이를 가지기로 남편과 합의했을 때도 그러했다.

 

두려움, 걱정, 무서움, 어려움 등이 항상 따라왔다.

20대 때는 무모하게 도전했던 일들이

갈수록 어렵다는 것도 이제는 알겠다.

 

올해 사회복지 분야에서 시간제 일을 하고 있다.

사업 파트에서 보조 역할이다.

보조의 좋은 점은 내가 깊게 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즉, 내가 책임자가 아니기에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파트직, 보조 형태로 일하면 '내가 여기서 과연 쓸모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주목 받고 싶어서가 아닌

일을 하면서 과연 내가 여기서 쓰임이 되는가. 나의 쓰임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회복지 분야의 파트직은 이런 보조 형태가 많다.

그래서 이 분야 또한 내가 마음 먹고, 잘할 수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굳이 내가 아니여도 되는 일인데. 뭐.' 싶은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질 때도 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꼭 내가 아니여도 세상은, 일은 잘 굴러간다.

조직이 클 수록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은 널리고 널렸으며

나보다 잘나고 좋은 사람들은 쎄고 쎘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내가 관심있게 할 수 있는 활동.

적어도 내가 여기에서는 쓸모가 있구나라고 느낄만한 가치를 가진 곳에서.

내 시간과 노력을 쓰고 싶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올해 바로 지금은.

임신으로 몸이 내 마음과 같지 않다.

입덧과 피곤함이 몰려오고.

예전에 100%의 활동을 했다면

지금은 고작 50%정도? 밖에 못 움직인다.

 

그래도 아이가 생겼으니.

내 올해 목표 중 하나는 이루고 있으니 감사해야지.

아이도 잘 갖고, 일도 잘 풀리고, 결혼생활도 좋고.

내 욕심을 다 만족시킬 수만은 없을테니.

 

조급해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천천히 하나씩.

기회가 생겼을 때, 놓치지 않도록 준비할 것.

 

한국어 교육 관련해서 꾸준히 정보 찾아보고.

다음해에는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볼 것!

아! 그리고 애도 잘 낳고!

참. 할 게 많다. 감사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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