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남친과 헤어진 썰을 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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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남친과 헤어진 썰을 풀어보자

이보통입네다 2020. 10. 1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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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불 킥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특히 그 일이 누워서 내 얼굴 침 뱉는 격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오늘 글은 나를 힘들게 했던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더불어 내 자신을 반성하는 글이기도 하다. 내가 분노했던 사건 중 하나, 전 남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하나씩 기억을 풀어봅세-

 

우리 집 빨간 딱지 붙고 난 이후에(관련된 글은 아래에 첨부)

2019/05/09 - [생각하는 중] - 빨간 딱지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빨간 딱지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빨간딱지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집에 빨간딱지가 붙는 순간 모든 이가 불행해진다는 전설." 세상사 살다보면 별 일이 많다는데 그 말이 맞다. 나도 살다가 우리 집에 딱지가 붙고, 난리법석 날 줄 몰랐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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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하며 지냈다. 꽃피는 20대였지만 매일매일이 우울했다.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내내 집에서 잠만 잤다. 지나고 보니 그게 우울증 증상 중 하나였다. 그렇게 우울하게 보내던 때, 동료 중 한 명이 소개팅을 제안했다. 동료가 알고 지내던 선배인데 나와 동료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고 소개해달라고 했단다. 매 주말 집에서 잠만 자던 나는 그와 소개팅을 하기로 했다. 첫 만남에서 그 사람은 준수했다. 첫 만남 이후로 몇 번 데이트를 더 했다. 당시 나는 상대방이 좋아서 만난 것이 아니라 우울하고 힘든 마음에 나를 위로를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렇게 사귀었고 2년 정도 만났다. 둘 다 직장인이었기에 주말에 만나 데이트를 했다. 우울했던 가족문제의 도피처로 그 사람을 만났고,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남자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성실한 사람이고, 경제적 관념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나보다 4살 연상이었던지라 결혼을 하기 원했고, 나는 답을 하지 못했다.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사람과 결혼을 결심할 만큼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걸. 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당시 나에게 안정적인 사람은 그 남자였고, 그게 없어지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남자 친구가 본인 가족에게 인사드리러 가자는 말에 오케이했다.

 

그의 가족을 보기 위해 지방에 내려갔다. 아주 성실하게 농업을 해오신 그의 부모님과 여동생 부부를 만났다. 어색하게 밥을 먹고 있는데 그의 어머님이 나에게 말했다. "어떻게 아가씨는 여기에 시집을 올 생각을 했소." 이미 그의 부모님은 내가 이 사람과 결혼을 할 것이라 확신한 상황이었다. 나는 뭐라 말을 못 하고 웃었다. 그때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이 사람과의 결혼에 확신이 없다는 것을. 

 

그 후에 자연스레 그도 우리 집에 와서 부모님께 인사드렸다. 나의 부모님도 그를 결혼할 상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내 주관과 생각 없이 결혼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러다 그의 성매매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휴대폰 때문이었다. 2년을 사귀면서 서로 단 한 번도 휴대폰을 보지 않았다. 사생활이니까. 그러다 남자 친구가 자리에 없을 때, 남자친구 휴대폰에 뜬 카톡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내용이 참 이상했다. 그때 발생한 . 분명 촉이 있다. 뭔가 이상하다는 그 느낌- 친구들 단톡방이었는데 내용이 아주 기가 막혔다. 뭐, 결론은 나랑 사귀는 동안에도 친구들과 클럽 가서 여자들 몸매 사진 찍고 만나고, 그걸 서로 나눠 보고, 함께 성매매하고 있었다. 요즘 터진 승리, 정준영 단톡방처럼 거기서도 남자들끼리 단톡방에서 정보를 나누고 있었다. 음. 쓰레기구나-

 

 

당시에는 얼마나 놀랐던지. 내 마음처럼 내 손도 달달 떨렸다. 그런데 그 증거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카톡 캡쳐를 다 해놓고 남자친구에게 따졌다. 그는 놀래며 나를 달랬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바로 단칼에 헤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한 달정도 더 만났다. 내 앞에 무릎 꿇고 비는 그 사람과 더불어 서로 인사드린 부모님, 이미 분양받아 놓은 아파트 등등 여러 상황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나 자신보다 내 주변 상황들을 먼저 고려했던 것이다. 헛똑똑이.

 

그래서 한 달 정도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만났다가 또다른 증거를 발견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조상님께서 나를 도우셨다.) 휴대폰 사건 이후, 그 사람을 봐도 더 이상 예전 같지 않기에 계속 의심이 들었다. 그 사람은 의심병이 든 나에게 본인의 억울함을 보여주겠다며 구글인가 뭐 무슨 웹 사이트 아이디랑 비번을 주었다. 다 뒤져보라고. 자기 위치 파악도 하라고. 근데 그때 또 촉 발생- 여러분. 진짜 촉이라는 게 있습니다. 혹시나 싶어 다른 사이트에 나에게 준 아이디랑 비번을 입력해보았다. 그런데 이거 웬걸. NATE 사이트에 로그인이 되는 게 아닌가? NATE 채팅창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근데 거기도 가관-

 

직장 사람들끼리 하는 채팅방이었는데 뭐, 다들 예상하는 것처럼 동료들하고도 자주 했더라. 그 중 하나 당시 전 남친이 직장 상사에게 질문하는 채팅 내용. 아직도 기억난다. "XX님, 지난번 택시 타고 3차로 다 같이 갔던 거기 이름이 뭐죠?" "왜? 또 가게?" "다음에 친구들이랑 자리 필요할 때 가려고요." "응. 택시 기사한테 '가인' 가달라고 하면 알 꺼야." 뭐, 나와 일이 터진 후에도 계속 쭉- 별 탈 없이 잘하고 다니길래. 응. 그 뒤로 바로 헤어졌다.

 

그 사람을 한 달 더 만나는 동안 나는 피폐해져 갔고, 너무 힘들었다. 결국 나 자신에게 못할 짓을 그 2년 인연이라는 이유로 계속 더 만났던 것이다. 어리석은 결정이었다. 믿었던 사람에 대해 배신감, 나에게 거짓말하고 다녔다는 사실에 대한 열받음 등등. 너무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나의 잘못도 컸다.

-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내가 안정감을 느끼고자 사람을 만난 것.

- 내 인생인데도 너무 주변 상황을 고려하느라 시간을 낭비한 것.

- 사람 보는 눈이 에러인 것. 

- 한국 성매매 문화에 문외한이었던 것.

 

결국 내 잘못도 컸다. 그 당시에는 전남친을 '개객끼'라 부르며 그 사람 탓만 했는데 아니다. 내가 그만큼 사람 보는 눈이 부족했다. 또한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편안하다고 그 사람을 이용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나도 그만큼 잘못한 게 많았다. 

 

몇 번 힘든 일을 겪고 나서 항상 하는 말. "시련은 제일 큰 스승이다." 그리고 혹여나 지금 관계에 문제가 있는데 함께 했던 시간 때문에 혹은 내가 이 사람하고 헤어진 후에 또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인연을 붙잡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딴 거 다 필요 없고, 내 자신을 먼저 생각하라고. 그럼 다 지나간다고."

 

이 경험은 내 인생에서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내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너무나도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글에- 성매매에 관한 제 생각도 다음 글에-

 

오늘은 여기까지-

 

2019. 0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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