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 부족, 인내력 결핍자

생각

끈기 부족, 인내력 결핍자

이보통입네다 2020. 10. 16. 22:00
반응형

사람들은 저마다 강점이 있다. 창의력이 좋은 사람, 집중력이 좋은 사람, 사교성이 좋은 사람 등등. 그중에 나의 강점은 행동력이 좋은 사람일 것이다. 예전부터 무슨 일이든 시작 전에는 매우 꾸물꾸물거린다. 속으로 향후 모습을 그려보는 등 생각이 많다. 하지만 해야겠다 싶은 건 바로 해보는 성격이다. 아주 짧은 삶을 살았지만 30년 좀 살아보니 사람은 결국 과거에 후회를 한 번씩은 하더라.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도 무언가 하나는, 한 번쯤은 후회하는 게 인생이라면 까짓꺼 해보자는 마음으로 결정한다.

 

물론 행동하는 자의 성격에도 문제점은 있다. 해보고 부딪혀봐야 하는 성격이기에 다른 이들보다 시도하는 횟수가 많고, 그 횟수가 모두 100% 성공에 이르지는 않는다. 실패도 많고, 내가 선택한 것에 후회도 많고, 문제도 생기고.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조심성이 많은 우리 집 김여사님은 화나셨을 때, "네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야."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셨으니.(우리 엄마의 말이 다 맞다는 뜻은 아니다. 엄마의 성미를 알기에. 그래도 그렇지. 표현이 너무 과하지 않은가?! 딸한테.) 

 

하지만 나의 선택을 뒤돌아 보았을 때, 실패는 나에게 기회였고, 배움이었고, 성장하는 발판이었다. 그렇기에 시도를 안 하는 것보다 덜 후회하고, 훨씬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었다. 다만 확실히 20대 때보다 30대에는 시도를 덜 하게 되더라. 그전에 해보았던 실패에서 깨달은 것들이 있기에 굳이 다 덤벼들지 않아도 되고, 또한 불안정했던 나의 삶이 나이 듦과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안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갖고 있는 단점은 바로 의지박약, 끈기 부족이다. 용두사미=이보통이라고 말해도 되겠다. 어렸을 때부터 참 끈기가 없었다. 지구력 부족이라고도 본다. 무엇을 하든 시도하고 부딪혀보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걸 지속시키는 것을 매우 어려워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기로 했으면 초반에는 열심히 하는데 중간?쯤 안 돼서 금방 포기하고 만다. 그리고는 다른 걸 또 시도한다. 생각보다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너 자신을 알라!

 

 

문제를 아는 것까지는 좋은데 고치지를 못하니. 물론 예전보다는 지속하는 시간과 노력이 훨씬 늘어났지만(특히 사회생활하면서 많이 배운 부분) 역시나 끝까지 해본 적이 없다. 냄비처럼 빨리 끓어오르고, 빨리 식어버리는 3분 카레 같은 사람인 건가 싶어 속상하기도 하다. 나의 끈기력 부족, 인내력 결핍을 객관적으로 골똘히 분석해봤다.

 

첫 번째, 목표치가 너무 높다. 

일부러 처음부터 목표치를 높게 잡으려고 한건 아니나 무언가에 하나 빠지면 그것만 집중하는 성미 때문에 의도치 않게 시작부터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아버린다.

두 번째, 끝까지 진득하게 해 본 경험이 없다.

생각해보면 뭐하나 진득하게 오랫동안 해 본 경험이 없다. 어렸을 때는 엄마의 말에 따라 학원이나 취미활동을 길게 해본 적은 있지만 그것들은 나의 의지가 아닌 부모님의 의지였기에 내가 직접 이뤄낸 경험은 아니었다.

세 번째, 쉽게 지친다.

심리적/신체적으로 약하기에 뭐하나 길게 하지 못한다. 무엇을 하든 간에 길게 하려면 체력도 마음도 단단해야 하는데 쉽게 힘들어하는 성격에 금방 포기하고 만다.

 

그래서 창피한 이야기지만 서른이 넘어서 내 이 성격 한번 고쳐보고자, 아니 고친다는 표현보다는 보완해보고자 몇 가지 목표를 정했다. 

 

* 나의 끈기력 부족, 인내력 결핍을 보완하고자 만든 목표 *

1. 매일 한편씩 글쓰기

- 사정이 있어 못 쓰는 경우는 미리 예약 글을 작성할 것

2. 매일 영어 표현 공부 30분씩 하기

- 어차피 미국 살면서 꼭 해야 하는 일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실행하고 있다.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고 재밌어하니까 계속하고 있다. 다만 매일 한편씩 쓰다 보니 혹여나 또 길게 하지 못할까 봐 걱정인데, 혹시나 사정이 생기고 정히 하기 어려울 때를 제외하고는 꼭 쓰고자 한다. 영어 표현은 기본 회화로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표현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에 있다 보니 영어를 더 안 쓰게 되어 걱정이긴 하지만 혼자 나름 목표치를 지키고 있다. 영어는 살면서 꼭 해야 하는 부분이라 그런지 해야만 한다는 마음이 강하다.

 

어릴 적에는 나이 서른이 넘으면 어른이고, 본인이 본인 의지대로 다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아직도 어렸을 때 버릇을 못 고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누구인가. 끈기 부족, 인내력 결핍자이지만 동시에 행동하는 자 아닌가.(갑자기 왕자의 게임 대너리스 소개 장면이 생각난다) 해보자. 계속 시도 안 하면 정말 여든까지 이 버릇 가져가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2019. 05. 24.

반응형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어 쉐도잉 중입니다  (0) 2020.10.16
로또 맞을 상상  (0) 2020.10.16
빅토리아 시크릿의 위기  (0) 2020.10.16
넌 더이상 미혼자가 아닌 기혼자잖아-  (0) 2020.10.16
이야기의 힘 -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0) 20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