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미국에서 살기 전까지 나는 영어를 가볍게 생각했다. 서바이벌 영어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오만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간 미국에서의 생활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영어 때문에. 사람의 삶이라는 게 단순히 먹을 거 사 먹고, 자는 게 다가 아닌데 말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중생아-) 지내다 보니 나와 다른 문화와 환경을 가진 사람과 긴 의사소통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부탁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차 사고 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다양한 상황을 영어로 해결해야 했다. (차 사고 사건 글을 아래에.)
2019/05/20 - [결혼생활 중] - 미국에서 차 사고낸 1인
딱 몇 달 살면서 느꼈다. 내가 영어를 너무 쉽게 생각했구나. 그래서 동네에 있는 대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1학기 들었다. 꽤나 값이 비쌌지만 내 생존과도 연관되어 있고,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선생님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수업을 듣고 싶어 선택했다. (우리 동네는 시골이라 외국인 커뮤니티, 영어 수업과 같은 활동이 지역 내에서 활발하지 않다.) 영어 수업은 좋았다. 몇 학기 더 들으면 정말 귀도, 입도 트이고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우선 가격이 비쌌고, 대학교에서 외국인으로서 영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모두 10대, 20살들이라 같이 공감대를 공유하기 쉽지 않았다. 굳이 비싼 돈 들여서 또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여 더 이상 듣지 않았다. 한 번 경험해보기로는 좋았다.
그 뒤로 어떻게 영어를 공부할까 고민하던 중. 인터넷에서도 인기고, 남편도 추천한 '영어 쉐도잉 - English Shadowing'을 시작했다.
영어 쉐도잉 방법은 간단하다.
1. 영상을 보면서 들리는 내용을 쓴다.
2. 안 들리거나 틀린 내용을 찾아 고친다.
3. 다시 영상을 보면서 익숙해질 때까지 따라 읽는다.
영어 쉐도잉은 굳이 학원을 갈 필요도, 돈을 들여서 할 필요도 없다. 인터넷으로 영상을 골라 들릴 때까지 받아 적으면 된다. 나는 모두 유튜브에서 영상을 골라서 한다. 1편씩 돌아가면서 보는데 주로 다음 채널에서 많이 본다.
1. 'The Ellen Show'
https://www.youtube.com/user/TheEllenShow
https://www.youtube.com/watch?v=yc0kcGgg3o0
미국 내 인기있는 토크쇼인데 우선 재밌다. 재미가 있어야 영상을 보고, 반복해서 들을 때도 지겹지 않다. 처음에 토크쇼 진행자 엘렌과 미쉘 오바마가 이야기 나누는 딱 7분짜리 영상을 했는데 2시간 걸렸다.
2. Learn English With TV Series
https://www.youtube.com/channel/UCKgpamMlm872zkGDcBJHYDg
https://www.youtube.com/watch?v=3U9l1q4IOnE
이 채널은 'Real Life English'라는 영어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에서 운영한다. 때문에 그냥 영상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막과 중요 표현을 설명해준다. 시트콤 프렌즈, 엘렌쇼, 왕좌의 게임, 모던 패밀리, 빅뱅이론 등 사람들이 다 알만한 유명한 미국 프로그램 영상으로 영어를 알려주기 때문에 재밌다. (한 가지 단점은 영상 중간중간에 회사 광고가 잦다는 게 좀 불편하지만 공짜로 자료 보는 입장에서 그 정도는 이해하자.)
직접 해보면서 느낀 영어 쉐도잉의 장점이 있다.
1. 모르는 단어/표현 익힐 수 있다.
2. 잘 들리지 않는 연음/관사(a, the)/조동사(would, could)를 익힐 수 있다.
3. 미국 사회/개그 코드를 익힐 수 있다.
물론, 아직 위 3가지가 다 잘 되는건 아니지만 하다 보니 저걸 익힐 수 있구나~ 생각했다는 거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하지만 꾸준함에 장사 없다 하지 않은가. 내 목표 중 하나인 하루 영어 30분씩 공부하기에 딱 좋다. 물론 영어 쉐도잉은 초반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계속하다 보면 그 시간이 줄어든다고 하니 기다리는 중이다. 잘 들릴 때까지!
처음에 호기롭게 미국 뉴스를 틀고 적다가 재미도 없고, 어려운 단어도 많아서 포기했다. 처음 영상을 선택할 때는 본인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보는게 좋겠다. 엘렌쇼도 내용을 다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쉐도잉을 해서 써보니 자꾸 빼먹는 관사/조동사가 많았고, 이해한 것과 다른 표현도 있었다. (애초부터 목표 높게 잡고 쉽게 포기하지 말자. 잊지 말자. 직접 다짐한 내 글을. 관련 글은 아래에.)
2019/05/24 - [생각하는 중] - 끈기 부족, 인내력 결핍자
꾸준히 하자. 꾸준히. 중간중간 영어 쉐도잉하면서 생각나는 점이나 공유할 내용은 다음에 글에서 다시 쓰도록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2019. 05. 26.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빵을 날려줄 것을 - 조용히 고개 돌려 읊조려봅니다. (0) | 2020.10.16 |
---|---|
THE BIG ISSUE - 빅이슈코리아 (0) | 2020.10.16 |
로또 맞을 상상 (0) | 2020.10.16 |
끈기 부족, 인내력 결핍자 (0) | 2020.10.16 |
빅토리아 시크릿의 위기 (0) | 2020.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