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겪고 있는 것들 - 물 반쯤 건너간 대학원 펀딩, 올해 가을학기도 온라인 개강?!, 계속 미뤄지는 자궁경부암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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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겪고 있는 것들 - 물 반쯤 건너간 대학원 펀딩, 올해 가을학기도 온라인 개강?!, 계속 미뤄지는 자궁경부암 검사

이보통입네다 2020. 10. 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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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히트 치고 있는 코로나. 그중에서 초동대응 실패와 끊임없는 삽질 덕에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 1위, 사망자 수 1위인 미국에서 살고 있는 나와 남편도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요새 맨날 베란다에서 사는 중- 어디 가도 못하고-

 

엊그제 담당 교수에게서 대학원 펀딩에 대한 이메일이 왔다. 결론은, '이번 가을학기에 학생들에게 펀딩을 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 없다.'였다. 미국 대학원 입학은 학생들이 펀딩을 당연히 염두해두고 가는 경우가 많기에 입학통지서와 함께 펀딩 정보가 오는 경우가 많다. 직접 본인이 다 돈을 내고 다니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수가 TA, RA와 같이 근로장학생 개념으로 공부를 하면서 일을 하고 학비를 해결한다. 대학원 지원 전에 충분히 펀딩에 대한 문의와 상황을 고려하여 올해 지원했는데 땋! 코로나를 만났다. 그동안 준비해 온 과정이 물거품이 된 기분이었다. 장학금 없이 사비로 대학원을 다닐 돈도 없는데 말이다. 

 

담당 교수에게 펀딩 이메일을 받기 며칠 전, 내가 지원한 대학원 과정을 거치고 현재 대학교에서 강사로 일을 하는 친구가 말했다. '아마 가을 학기에 대학원생들이 몇명이나 지원하는지 보고 펀딩 결정이 날 거야. 워낙 코로나로 난리다 보니 올 가을 학기 수강생 수가 줄어들어 학교 운영이 될까 다들 걱정스러워하더라고.' 설마설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담당 교수는 펀딩 이야기와 함께 올 가을학기 수강 여부를 확답달라고 했다. 아- 잔인하구려.

 

현재 캘리포니아 한 대학은 올 가을학기도 온라인 수강을 한다고 공표한 상태이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눈치를 보고 있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많이 수강을 해야 운영이 되는데, 온라인 수강으로 하면 학생들 수강률도 떨어질테고. 백신이 내년 초에 나오네, 마네, 치료제가 생기네, 마네, 매일, 매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니 고민할 수밖에. 특히나 중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위 장사가 쏠쏠했던 미국 대학교들도 비상사태. 그 속사정은 이해한다만. 그동안 준비해온 게 있는 나는!! 매우 열 받는다.

 

 

자궁경부암 검사도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데 현재 병원을 못 가고 있다. 급박한 치료나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기다려도 큰 문제는 없지만 주기적으로 해야하는 검사를 못 받으니 마음이 편치 않다. 현재 어찌 되었든 밖에 나가 사람들과 대면하고 노출하는 정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니, 병원은 무서워서 못 가겠다. 또한, 코로나 이후 심심찮게 들려오는 미국 내 아시안 인종차별 사건들은 몸과 마음을 더 움츠리게 한다. 

 

 

어제는 복잡한 마음에 와인 한 병을 마시고 푹 잤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무겁지만 마음은 조금 나아졌다. 불안정한 상황일수록 정신 차리고 하나씩 해나가야지. 많은 이들이 코로나로 배고프고 어려운 상황에 세끼 밥을 먹을 수 있고, 무엇이 되었든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정신 차리자 정신!!

 

2020. 0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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