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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결혼을 했다.
좋은 남자를 만났다.
나와 잘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실제로 괜찮은 사람이다.
직장도 좋은 사람이다.
그의 직장에 맞춰 미국에 나가서 살게 되었다.
그렇게 결혼생활이 시작되었다.
결혼 전.
열심히 일을 했다.
한번 이직을 했고, 이직하는 그 사이 1달을 쉬었다.
쉬었다기보다 구직활동을 하러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얼마 벌지 못하는 월급이었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항상 사회적으로 어렵거나 곤란하거나 약자인 사람들을 만나는 게 내 일이었다.
힘들지 않았다.
소진? 심적인 우울감? 그런거 없었다.
오히려 어쩔때는 그들에게서 힘과 위안을 얻기도 했다.
모르는 사람들은 좋은 일을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한다고 말했다.
아니다-
오히려 어려운 사람들과 나의 현 상황을 비교하며 위안을 얻었다.
비교할 건덕지도 없었지만
적어도 나는 그들처럼 살벌한 삶의 전쟁터에 포함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괜찮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어쩔때는
내 속마음을 모르는 이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와 겸손의 모습으로
마치 내가 이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을 다 돕는 마냥
나 자신을 과장하고 과시했다.
그래도 그런 모습으로 열심을 일했다.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으로.
그런데 결혼을 했다.
일을 그만두었다.
미국이라는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다.
결혼을 하면서
내 삶이,
내 역할이,
내 모습이
바뀌었다.
바뀌고 있다.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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