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통입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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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른이 넘어서 또 '데미안'을 읽을 줄이야...

처음 데미안 책을 접한 건 16살. 솔직히 그때는 책이 어려웠다. 자뻑 내음 가득한 작가가 쓴 어려운 책 정도로 치부했다. 이해도 0%. 다시 책을 본 건 23살. 당시 알바하고 남는 시간에 책을 읽곤 했다. 자뻑 가득한 책으로 기억하는데 다시 보니 달랐다.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을 때라 그런지 내용이 이해되고, 공감도 갔다. 하지만, 그리 재밌지는 않아 조금 시간 걸려 완독 했다. 이해도 50%. 또 다시 책을 편 건 29살. 이직하고, 독립하면서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많은 걸 했다. 여행도 가고, 취미도 배우고, 친구들을 만나는 등. 그러다 데미안 책이 생각나 다시 읽었다.(이상하게도 이 책은 가끔 생각난다.) 그때는 부모와의 경제적, 정서적 독립으로 갈등이 있었던 시기인데 와 닿는 내용..

생각 2020.10.20

다독하는 하마가 될지어다- 킨들 KINDLE & 리디 셀렉트 RIDI SELECT

코로나 사태로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불안정한 상황을 보내고 있는 요즘. 미국 대학원 펀딩이 잠시 멈추었고, 나는 뜬금없이 공중에 붕 떠버렸다. 하루하루 매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도록 노력? 하였으나(말 그대로 노력이다. 노력) 갑자기 쏟아지는 시간이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루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며 보내기도 했고, 하루는 베란다에 앉아서 멍을 때리기도 했으며, 하루는 되도 않는 요리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매번 전업주부로서의 자질도 욕구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채 끝나는 게 흠이지만.) 그러나, 내가 누구인가. 빨리빨리 근성과 끊임없는 경쟁 속에 생산적인 결과를 뽑아내는데 인이 베긴 한국인 아니던가. (30년간 주입식 교육을 욕하던 내가 내 모습을 돌아보면 가끔 흠찟흠찟 놀랄 때가 있다. 역시 주..

생각 2020.10.20

30대 더는 안 되겠다 싶어 하는 운동

인생 누가 뭐래도 개썅 마이웨이를 마음에 품고 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부정할 수 없는 조언도 있다. 어려서부터 건강 챙기라는 말. 20대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일 끝나고 저녁에 친구들 만나고, 가끔 밤도 새우고, 아파서 몸져누워도 다음날이면 돌아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30대부터는 절대. 전혀. 예전 같지 않았다. 몸이 늙는구나를 매번 느낀다. 내 마음은 20대와 다를 게 없는데 몸은 말하고 있다. 너 이제 30대 중반으로 향하고 있다고. 20대에 운동이라하면 100퍼센트 다이어트를 위함이었다.(그렇다고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진 않았다.) 쉬엄쉬엄 띄엄띄엄했지만 그래도 효과는 나타났다. 작지만 근육이 붙는 것도 보였고, 살도 잘 빠졌다. 하지만 30대에 운동은 다이어트만을 목..

생각 2020.10.18

미국 코로나 기록 코로나 기록 2020년 5월 25일

여기 시간으로 5/25(월). 준비하던 대학원은 펀딩 문제로 보류되었고, 코로나는 하강세에 접어들었지만 미국 50개 주가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조심스레 일상생활로 돌아간 한국, 싱가포르, 유럽 등도 확진자가 재발하면서 역시 백신이 없으면 상황은 종식되지 않으리라는 결론이 나온지라 미국도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지역적 특징은 시골 마을이기에 대도시처럼 바이러스가 쉽게 퍼지는 환경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시시피 우리가 사는 동네는 약 400명당 1명이 확진자라는 수치가 나왔다. 놀라웠다.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사는데도 예상보다 많이 걸렸다. 그러나, 확진자나 사망자 수가 적고 의료 붕괴도..

결혼 2020.10.18

코로나로 겪고 있는 것들 - 물 반쯤 건너간 대학원 펀딩, 올해 가을학기도 온라인 개강?!, 계속 미뤄지는 자궁경부암 검사

전세계를 히트 치고 있는 코로나. 그중에서 초동대응 실패와 끊임없는 삽질 덕에 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 1위, 사망자 수 1위인 미국에서 살고 있는 나와 남편도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요새 맨날 베란다에서 사는 중- 어디 가도 못하고- 엊그제 담당 교수에게서 대학원 펀딩에 대한 이메일이 왔다. 결론은, '이번 가을학기에 학생들에게 펀딩을 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신할 수 없다.'였다. 미국 대학원 입학은 학생들이 펀딩을 당연히 염두해두고 가는 경우가 많기에 입학통지서와 함께 펀딩 정보가 오는 경우가 많다. 직접 본인이 다 돈을 내고 다니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수가 TA, RA와 같이 근로장학생 개념으로 공부를 하면서 일을 하고 학비를 해결한다. 대학원 지원 전에 충분히 펀딩에 대한 문의와 상황을 고..

결혼 2020.10.18

미국에서 겪고 있는 코로나 - 이런 뭣 같은 세상

살아생전 우리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 뒤돌아보면 후회요, 앞을 보면 막막함이라.' 요즘처럼 할머니의 말이 와 닿은 적이 없다. 결혼하고, 미국 와서, 영어 공부하고, 대학원 진학 준비까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보내왔다. 현재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며 겸손하게 살고 있었는데 땋! 코로나가 터졌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판데믹 사태가 미국 내 계속 불거지던 의료 서비스 문제와 현 정부(=대통령)의 거지 같은 능력과 맞물려 더 거지 같아졌다. 매일 뉴스 볼 때마다 오만정이 뚝뚝 떨어지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 놔- 우리가 사는 곳은 시골이라 뉴욕이나 LA 대도시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크지 않다. 차를 몰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일부러 나가지 않는 이상..

결혼 2020.10.18

멤피스 당일치기 다녀오기 - 국가 인권 박물관(National Civil Rights Museum), Central BBQ - Downtown.

우리 동네에는 한인마트가 없어서 2달에 한 번꼴로 멤피스에 있는 마트에 다녀온다. 차로 왕복만 3시간이고, 장만 보고 집에 와도 피곤해서 멤피스 다른 명소는 잘 안 가게 된다. 그러다 올여름, 한국에서 돌아온 후, 오랜만에 멤피스 가는 김에 평소 가고 싶었던 국가 인권 박물관(National Civil Rights Museum)을 갔다. 마틴 루터 킹이 저격 당한 모텔을 리모델링하여 인권 박물관을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국립 박물관처럼 학교에서 견학 온 청소년, 가족, 우리와 같은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평일에 갔음에도 박물관 주차장이 꽉꽉 차있었다. https://www.civilrightsmuseum.org/ National Civil Rights Museum | ..

결혼 2020.10.18

겨울을 맞이하는 자세

미국 남부에서 맞이하는 두번째 겨울이다. 올해는 여기서 처음으로 큰 눈을 보았다. 그렇다고해도 땅에 눈이 쌓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 동네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큰 눈이었다. 작년 12월에는 싸라기눈이 내렸는데 올해는 직접 내 눈에 보일 정도로 크기가 있는 눈이었다. 처음 눈을 본 강아지처럼 신나 베란다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눈이 보인다! 눈이 보인다! 나뭇가지와 열매에 눈이 쌓인 모습을 볼 수 있다니 - 우리 동네 겨울 날씨는 비가 주 1회 정도로 내리고, 비온 후 이틀 정도는 매우 추웠다가 다시 날이 따스해진다. 눈이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올해 내린 눈을 보니 횡재한 기분이었다. 이불을 둘둘 말아 베란다 의자에서 눈 내리는 걸 보았다. 그렇게 앉아있어도 그리 춥지 않았다. 나..

결혼 2020.10.18